범죄의 재구성, 선수들의 눈치게임

장르 : 범죄, 스릴러, 코미디
개봉 : 2004.04.15.
감독 : 최동훈
출연 : 박신양, 백윤식, 염정아

줄거리

사기 전과로 출소한 지 한 달, 최창혁은 흥미로운 사기 사건을 계획합니다. 그것은 바로 '꾼'들이라면 한 번쯤 꿈꾸는 사상 최대 규모의 한국은행 사기극 말입니다. 다섯 명의 최고 '꾼'이 한 팀을 이뤘다. 완벽한 시놉시스 개발자 최창혁을 비롯하여 사기꾼들의 대부인 '김 선생', 최고의 떠버리 '얼매', 타고난 바람둥이 '제비', 환상적인 위조기술자 '휘발유'. 그러나 그들은 서로를 믿지 못합니다. 그들의 목표는 하나지만 모두 서로 다른 속셈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결국, 한국은행으로부터 50억을 빼내는 데는 성공하지만, 결과는 사라지고 없습니다. 팀은 뿔뿔이 흩어지고, 돈은 사라집니다. 분명 허점이 없었던 완벽한 계획이었는데 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결국, 수사망이 좁혀지면서 다친 '얼매'가 체포되고, 도망을 다니던 '휘발유'는 도박장에서 잡힙니다. '제비' 또한 빈털터리인 채 싸늘한 시체로 발견됩니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이 아직 행방이 묘연한 '김 선생'의 또 다른 사기극일까요? 아니면 이 사기극을 계획했던 '최창혁'의 또 다른 시놉시스일까요? 사건을 추적하던 '차 반장'과 경찰은, 한국은행 사기극의 덜미를 잡게 된 결정적 계기가 한 여자의 제보 전화라는 것을 알아냅니다. 용의자로 떠오른 이는 팜므파탈 사기꾼 서인경. 김 선생의 동거녀인 그녀는, 한국은행 극에 끼지 못했지만, 항상 그들의 곁을 맴돌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럼, 그녀가 결정적인 제보자일까요?

볼거리

1. 감독

'범죄의 재구성'은 감독 최동훈의 데뷔작입니다. 이 영화를 시작으로 타짜, 전우치, 도둑들, 암살을 흥행시키며, 누적 관객 4000만 명을 달성합니다. 대한민국 영화감독 중 1위에 해당하는 수치로 충무로 최고의 흥행 보증수표라 할 수 있습니다. 국문과 출신이라 그런지 대사를 무척 잘 씁니다. 영화 범죄와 재구성에서도 주옥같은 명대사들이 쏟아지는데 이는 감독의 영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 보기 힘들었던 국내 하이스트 영화로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은 작품입니다. 하이스트 영화는 범죄 영화의 하위장르 중 하나로 무언가를 강탈하거나 훔치는 내용을 다루며, 해외 작으로는 오션스 일레븐, 나우 유 씨 미 시리즈가 유명합니다. 최동훈 감독의 영화목록을 보면 이 분야에 정통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 화려한 출연진

주인공 최창혁' 박신양'은 독보적인 캐릭터입니다. 많은 영화를 보았지만, 최창혁보다 사기꾼에 어울리는 캐릭터는 보지 못했습니다. 혓바닥이라는 별명답게 언어 구사 능력과 재치가 뛰어납니다. 사기의 대부였던 김 선생 '백윤식'은 영화에서 보여준 이미지가 캐릭터로 굳어져 이후의 영화에서도 대가, 스승의 연기를 이어갑니다. 배우 염정아는 '구로동 샤론 스톤'이라는 애칭처럼 관능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절제된 상류층 연기와 상반된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이문식, 박원상, 김상호, 천호진, 조희봉, 주진모, 임하룡, 유선 등 거물이 되어버린 배우들의 연기를 볼 수 있습니다. 스릴러 연기의 대가 '김윤석'도 이 작품을 통해 형사로 데뷔합니다. 지금 보니 다시 구성될 수 없는 초호화 캐스팅으로 보입니다.

감상평

2004년 개봉한 이 영화는 젊은 시절 제게 보석 같은 영화입니다. 갓 성인이 되었고 불안한 미래로 어려움을 겪을 때 '범죄의 재구성'으로 어려운 현실을 위로받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영화감상'이라는 취미도 생겼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주인공 최창혁의 말투를 흉내 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영화는 입체적인 캐릭터와 매력적인 대사 구성으로 긴박하게 돌아갑니다. 서로가 어울리고 협력하다가 속고 속이고 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결말로 향합니다.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는 속담이 생각납니다. 한국형 하이스트 영화의 시작점인 '범죄의 재구성' 추천합니다.